① 역사를 공부하는 이유
1910년 3월 26일 사형 집행이 있던 날 오전에, 안중근 의사의 마지막 소원은 5분간 읽던 책을 마저 읽게 해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펼쳐 놓은 책을 마저 읽고 사형장으로 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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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중근 의사 |
저는 이 일화를 읽고 깊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안중근 의사가 마치 제 옆에 살아 숨 쉬는 사람처럼 생생하게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사형을 목전에 두고도 읽던 책을 마저 읽고자 했던 이분은 도대체 어떤 삶의 태도를 지닌 분이었을까요?
사람의 '옷'만 가르치는 안타까운 역사 교육
안중근 의사가 위대한 독립운동가라는 사실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분이 구체적으로 어떤 인품과 내면을 지닌 분이었는지는 정작 많은 분들이 알지 못합니다.
우리나라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진정으로 가르쳐야 할 것은 바로 이러한 위인들의 깊은 '인품'이 아닐까요? 인물의 영혼과도 같은 인품을 쏙 빼놓은 채 겉으로 드러난 사실만을 가르치는 교육 현실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역사를 공부하면서 사건의 연도나 결과만을 기계적으로 암기하는 것은, 사람의 됨됨이는 모른 채 그 사람이 입은 옷만 보고 사람을 평가하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인생의 등대가 되어줄 역사 속 스승들
이순신 장군, 안중근 의사, 이회영 선생과 같은 분들의 높은 인품을 가슴으로 느끼고 존경하며 살 수 있도록 역사를 가르쳐야 합니다. 그렇게 배운 아이들은 인생의 중요한 기로에 섰을 때 자연스럽게 이분들을 떠올리게 될 것입니다. 힘겨운 순간마다 역사 속 위인들이 아이들 삶의 올바른 방향을 잡아주는 든든한 이정표가 되어주지 않겠습니까?
역사를 공부한다는 것은 단순한 지식의 축적이 아닙니다. 인생의 가장 훌륭한 스승을 마음에 모시고 매일을 살아가는 힘을 얻는 과정입니다.
아이들이 역사 속 훌륭한 위인들을 머나먼 타인이 아니라, 자신들의 다정한 할아버지 할머니나 아버지 어머니처럼 가깝게 느끼도록 해줄 수만 있다면 그것은 아이들의 평생에 걸친 가장 큰 선물이 될 것입니다.
역사에서 배운 시선으로 오늘을 볼 수 있어야
이제는 사건과 결과만을 중시하는 껍데기 학습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스스로 역사 속으로 걸어 들어가 위인들의 숨결을 몸으로 직접 체득하는 역사 공부가 필요합니다.
저의 경우 역사와 관련된 책을 읽을 때 중요 장면에서는 이런 질문을 자주 합니다.
'나라면 이 상황에서 어떻게 했을까?'
'이 분은 이 상황에서 어떤 감정이었을까? 얼마나 힘들었을까? 얼마나 무서웠을까?'
'당신은 왜 그렇게까지 자신과 가족들을 버려두고 그 일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까?'
이런 질문들을 하면 역사적 사실보다는 그 상황에서 한 인간이 느껴야 했을 어려움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려운 길을 선택한 그분들의 결단을 조금이나마 공감하게 됩니다.
이해가 되지 않는 장면들이 나오면 다른 책들을 펴고 역사의 파편들을 저 나름대로 꿰어 맞추려 노력합니다. 그러다 보면, 보이지 않던 그림들이 어느 순간 제 눈 앞에 나타나곤 합니다.
그리고 어느덧 제가 그 역사 속 장면에 들어가 있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그런 경험은 절대로 잊혀지지 않습니다. 덕분에 제가 현실 속에서 어려움을 마주할 때마다 역사를 공부하며 느꼈던 경험이나 만났던 위인들이 저에게 다가와 용기를 북돋아 주게 됩니다. 그리고 마침내 역사에서 배운 시선으로 오늘을 볼 수 있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역사를 공부하는 진짜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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