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 영화 서편제 삽입곡 진도아리랑을 다시 들으며
일요일 오전, 우연히 유튜브에서 영화 '서편제'의 삽입곡인 '진도아리랑' 장면을 다시 보았습니다.
영화 '서편제'는 한국 영화사에 전설이 된 '임권택' 감독님이 1993년 만든 작품으로 그 후 6년간 한국 영화 흥행 순위 1위를 지킨 작품입니다. 그 유명한 작품 속에서 가장 찬사를 받은 장면이 바로 완도군 청산도에서 찍은 '진도아리랑'을 부르며 주인공들이 보리밭 길을 넘어가는 장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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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편제 진도아리랑 장면 |
우선 이 글을 계속해서 읽기 전에 여러분들도 제가 느낀 감동을 먼저 느끼시는 것이 좋을 듯 하여 아래 링크를 덧붙입니다. 6분 22초 동안 감동에 젖어 보시기 바랍니다.
저는 이 노래를 몇 번이고 다시 들어보았습니다. 그리고 펜을 들어 주인공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직접 가사를 한 자 한 자 적어 내려갔습니다.
귀로 받아 적은 것이라 간혹 틀린 부분이 있을지 모르지만, 제 가슴을 울린 생생한 감동을 그대로 전하고자 가사와 함께 중요한 몇 가지 의미를 짚어봅니다.
'아리랑 스리랑'은 무슨 의미인가
우리는 흔히 아리랑을 부르지만, '아리랑 스리랑'이 정확히 무슨 뜻인지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원에 대해 수많은 학설이 있지만, 가장 유력하고 가슴에 와닿는 해석은 바로 "마음이 아리고 몸이 쓰리다"는 뜻에서 나왔다는 것입니다. 삶의 고단함이 관념에 머물지 않고 우리 몸과 마음에 직접적으로 통증을 남길 때, 우리 조상들은 그것을 '아리고 쓰리다'고 표현했습니다.
또 가사에 나오는 "구부야 구부구부가"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구부'는 '굽이'에서 나온 말입니다. 우리나라의 험난한 고갯길이 굽이져 있음을 뜻하는 말이지만, 어디 굽이진 것이 산길뿐이겠습니까?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길 역시 수없이 굽이져 있습니다. 몸과 마음이 아리고 쓰린 채로 그 굽이진 인생길을 걸어갈 때, 눈물이 흐르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몸의 반응일 것입니다.
한(恨)을 넘어서는 흥(興)의 결단, "노다 가세"
하지만 제가 이 노래를 들으며 가장 깊이 감동하고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따로 있습니다.
우리 민족의 '한'은 그저 주저앉아 눈물만 흘리는 슬픔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그 아리고 쓰린 통증은 어느 순간 "노다 가세"라는 흥겨운 몸의 움직임으로 이어집니다.
그리고 마침내 거친 바다인 '만경창파'에 배를 띄워 힘차게 노를 저어가자는 단단한 삶의 다짐으로 분출됩니다. 머리로 슬퍼 감정에 갇히는 것이 아니라, 몸을 움직여 신명을 내고 앞으로 나아가는 거대한 에너지가 이 짧은 노래 안에 담겨 있습니다.
우리 조상들이 몸과 마음이 아리고 쓰릴 때마다 이 진도아리랑을 부르며 어떻게 삶의 굽이를 넘어왔는지 생각해 봅니다. 거친 운명 앞에서 당당하게 노를 젓던 조상들의 숨결을 느끼다 보면, 오늘을 살아가는 여러분에게도 다시 한번 살아갈 용기와 팽팽한 힘이 샘솟을 것입니다.
아래 가사를 음미하며 이 글을 처음 읽으실 때 들었던 '진도아리랑'을 다시 한번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영화 '서편제' 삽입곡 진도아리랑 가사 전문
사람이 살면은 몇 백 년 사나
개똥같은 세상이나마 둥글둥글 사세
문경새재는 웬 고갠가
구부야 구부구부가 눈물이 난다
소리 따라 흐르는 떠돌이 인생
첩첩이 쌓인 한을 풀어나 보세
청천 하늘엔 잔별도 많고
이네 가슴 속엔 수심도 많다
아리 아리랑 스리 스리랑 아라리가 났네
에으헤 아리랑 응응응 아라리가 났네
가버렸네 정들었던 내 사람
기러기떼 따라서 아주 가버렸네
저기 가는 저 기럭아 말을 물어보자
우리네 갈 길이 어드메뇨
아리 아리랑 스리 스리랑 아라리가 났네
에으헤 아리랑 응응응 아라리가 났네
금자동이냐 옥자동이냐 둥둥둥 내 딸
부지런히 소리 배워 명창이 되거라
아우님 북 가락에 흥을 실어
멀고 먼 소리 길을 따라 갈라요
아리 아리랑 스리 스리랑 아라리가 났네
에으헤 아리랑 응응응 아라리가 났네
노다 가세 노다 나 가세
저 달이 떴다 지도록 노다 나 가세
아리 아리랑 스리 스리랑 아라리가 났네
에으헤 아리랑 응응응 아라리가 났네
춥냐 더웁냐 내 품 안으로 들어라
베개가 높고 나거든 내 팔을 비어라
아리 아리랑 스리 스리랑 아라리가 났네
에으헤 아리랑 응응응 아라리가 났네
서산에 지는 해는 지고 싶어서 지느냐
날 두고 가는 님은 가고 싶어서 가느냐
아리 아리랑 스리 스리랑 아라리가 났네
에으헤 아리랑 응응응 아라리가 났네
만경창파에 두둥둥 뜬 배
어기여차 어야 뒤어라 노를 저어라
아리 아리랑 스리 스리랑 아라리가 났네
에으헤 아리랑 응응응 아라리가 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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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철학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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