⑨ “사랑하면서 하는 고생이 행복이었다”
1920년에 태어나 안창호 선생을 스승으로 두고, 윤동주 시인과 친구로 지냈다는 연세대 철학과 김형석 명예교수님이 그의 나이 100세를 바라보며 2016년에 초판을 찍은 책이 바로 ‘백년를 살아보니’라는 책이다.
나는 이 책을 2020년에 우연히 알게 되어 읽게 되었는데 당시 교수님의 나이가 100세가 되는 해여서 처음에는 100세가 되신 후에 삶을 정리하며 쓴 책인 줄 알았었다. 그러나 이 책은 교수님이 나이 만 96세에 100세를 바라보며 지은 책이다.
아무튼 100세를 사신 철학과 교수님은 인생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호기심이 발동해서 나는 그 책을 단숨에 읽은 기억이 난다.
책을 다 읽고 그분이 하신 말씀들을 찾아보면서 나는 그분의 모든 견해에 동의하지는 않게 되었다. 그러나 100년 가까이 모진 세월을 직접 살아낸 한 인간이 인생의 막바지에서 정리해 던지는 한 문장만큼은 가슴 깊이 거부할 수 없는 울림으로 다가왔다.
‘백년을 살아보니’라는 책을 읽고, 내 가슴을 울린 단 한 문장은 바로 이것이었다.
“사랑하면서 하는 고생이 행복이었다.”
사람은 누구나 행복하기 위해 살아간다. 그러나 막상 무엇이 진짜 행복인지, 어떻게 해야 행복해지는지 몰라 평생을 방황하고 헤매기 일쑤다. 흔히 사람들은 고생이 없고 마음과 몸이 편안한 상태만을 행복이라 착각하곤 하지만, 백 년의 세월을 온몸으로 통과한 교수님이 우리에게 건넨 답은 달랐다.
행복은 고생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사랑이 담긴 고생'을 해나가는 그 과정 자체에 있다는 것이다. 돌이켜보면 내 몸을 던져 누군가를 온전히 사랑하고, 그 사랑을 지켜내기 위해 땀 흘리고 겪어낸 그 모든 고단함이야말로 삶을 가장 빛나게 만들어준 진짜 행복이라는 말씀이 어리석은 내 가슴에 아픈 울림을 만들었다.
100년 가까운 삶이 요약해 준 이 한 문장은 관념적인 이론이 아니라, 우리가 삶이라는 현장에서 몸으로 겪어내야 할 실천적 화두다.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가치 있는 일을 위해, 내가 선택한 삶을 위해 기꺼이 짊어지는 고생이라면 그것은 더 이상 짐이 아니라 행복이고 축복이다.
몸철학은 바다라는 몸의 토대 위에서 정신이라는 배를 타고 가는 항해와 같다. 이 항해의 목적지를 한 문장으로 표현하라고 하면 나는 주저 없이 아래와 같이 말할 것이다.
“사랑하면서 하는 고생이 행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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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철학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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